
이희준
2014 글라스고 예술대학(Glasgow School of Art) 순수미술과 석사 졸업
2012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조소과 학사 졸업
2022 《이희준 개인전》, 국제갤러리, 부산
2021 《이미지 아키텍트》, 인천아트플랫폼 G1 전시실, 인천
2021 《날것, 연마되고, 입은》, 스페이스 소, 서울
2020 《더 투어리스트》, 레스빠스71, 서울
2017 《에메랄드 스킨》, 이목화랑, 서울
2017 《더 스피커》, 위켄드, 서울
2016 《인테리어 노어 익스테리어: 프로토타입》, 기고자, 서울
주요 단체전
2022 《송은미술대상전》, 송은미술관, 서울
2022 《느슨한 포옹》, 금천예술공장, 서울
2021 《BGA Showroom》, BGA 마루, 서울
2021 《작아져서 점이 되었다 사라지는》, 아트선재센터, 서울
2021 《발란스》, 스페이스 영, 서울
2021 《Abstract-ing》, 신세계 갤러리, 부산
2021 《당신의 하루》, BC카드 X 서정아트센터, 서울
2021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대청호미술관, 청주
2021 《사루비아 기금전》,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 서울
2021 《제 3의 화법》, 아뜰리에 아키, 서울
2020 《전시후도록》, WESS, 서울
2020 《Sharpness: 작업의 온도》, 일우스페이스, 서울
2020 《Art at Home》, 플라워, 서울
2020 《가볍고 투명한》, 원앤제이갤러리, 서울
2020 《Season's Greetings: Peace, Joy and Love to 2020》, 원앤제이갤러리, 서울
레지던시
2022 금천예술공장, 서울문화재단, 서울
2021 인천아트플랫폼, 인천문화재단, 인천
2013 Neoterismoi Toumazou 레지던시 프로그램, 니코시아, 키프로스
2019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대상 선정, 퍼블릭아트
[전시 설명]
비계 Scaffolding
작가 이희준은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건축적인 공간으로부터 이미지를 수집한다. 공간이 만들어내는 형태와 비례,
색채로부터 미감을 발견하는 작가는 이를 캔버스 위에 추상적으로 재배열한다. 기하학적인 형태의 색면과 선, 점으로
기호화된 화면은 공간에 대한 작가의 경험을 시각화하면서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전달한다. 이전에 주로 완성된 건축 공간을 소재로 다루었다면, 이번 개인전 《비계 Scaffolding》에서는 가공되지 않은 건축 재료와
표면이 가지는 임시적이고 가변적인 속성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건설 현장에서 활용되는 임시 구조물인 ‘비계'의 개념을 접목한 포토콜라주 회화와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건축물의 외벽과 장식적인 요소, 조경을 포착한 사진 위로 비계에 드리워진 가림막을 닮은 색면이 축적되고, 선과 도형이
가로지르면서 새로운 물성과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전시장의 벽과 바닥을 감싼 보양재와 그 중앙에 설치된 단열용 압축
스티로폼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이 공간을 무언가가 건설되고 있는 임시적인 공간으로 감각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작가는 지속적인 사유와 대화가 만들어지는 장을 제시하여 또 다른 시선으로 회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작가-비평가 매칭 프로그램]
구축되고 확장된 회화적 공간
- 심진솔
비계는 “높은 곳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로 주로 건설현장에서 건축물을 지어 올리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설치되었다가 철수된다. 건축과정에서 비계는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며 작업자가 발을 딛고
올라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필수적인 구조물의 역할을 하지만 완성된 결과물에는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비계에 가림막을 덧대어 공사현장을 시각적으로 차단하기도 하는데, 도시 경관 속 강관 파이프 그리드를 가로지르는
천막의 색면은 가변성과 가능성을 상징한다.
최근 이희준은 그동안 자신이 시각적 요소들을 구성해온 방식이 비계의 특성과 맞닿아 있음을 인지하게 되면서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작품 제작 과정에 끌어들여 조형적으로 탐구하였는데, 그 결과들을 이번 개인전 《비계》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위하여 이희준은 일상생활 속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건축물이나 주변 경관의 일부분을
촬영한 뒤 이를 확대하여 사용하였다. 건물의 낡고 갈라진 콘크리트 벽면, 깨지고 일부분이 탈락된 타일, 곡선형
철제 난간, 식물 문양의 건물 외벽 장식, 조경용 돌의 표면 등 모두 어딘가에서 보았을 법하지만 너무나도 평범해서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쳤을 일상적 풍경의 작은 단편들이다. 대다수의 현대인들은 많은 시간을 건축물 안에서 보내며
생활하지만, 대부분 자신을 둘러싼 건축물의 작은 부분들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희준은 무심하게
지나치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건축물과 풍경의 부분들로 우리의 시선을 이끌며 새로운 미적 경험의
가능성을 제시하는데, 이를 위해 작가는 여러 기하학적인 시각 장치들을 사용한다.
포토콜라주 방식은 2020년 <투어리스트> 시리즈부터 사용되었다. A4용지에 흑백으로 출력한 사진을
캔버스에 부착하고, 그 위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 선, 기하학적인 색면, 도형과 같은 요소들을 더함으로써
이미지의 일부를 드러내고 가리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건축이라는
소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이미지 아키텍트》 (2021)와 《날 것, 연마되고, 입은》 (2021) 전시의 주제와 연장선 상에
있지만, 《비계》에서 작가가 보여주는 작품들은 회화를 구축해 나가는 방식에 있어서 전작과 차이를 보여준다. 이전
시리즈에서 작가는 공간에서의 경험과 감정을 표현하고 담아내는 것에 관심을 두고 화면을 구성하였고, 화면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이 동등한 층위에서 유기적으로 배치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자신만의 조형적 시각 언어를 실험하고 탐구하고 형성하는 데에 보다 집중하여 비계의 특징을 기반으로 사진 이미지
위에 입체적인 공간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작업자가 비계를 딛고 건축물을 완성해가듯이 이희준은 사진 이미지 위에 개별 요소들을 단계별로 쌓아 올려
작품을 제작함으로써 공간감과 깊이감을 극대화하였다. 작품의 화면을 가로지르는 얇은 수평, 수직, 대각선들은 마치
건설현장에서 도면을 옮겨 놓기 위해 사용하는 먹줄과도 같이 기준점을 제시한다. 그리고 선과 선, 그 사이에 위치한
색 면과 도형들은 서로가 서로를 받치고, 지탱하고, 세워주면서 2차원의 평면 위에서 점차 3차원적인 공간을 형성해
나간다. 작가 스스로 미장 행위에 비유하기도 한 스퀴즈를 이용하여 캔버스의 표면에 물감을 밀어 바르는 작업을
통하여 사진 이미지의 일부를 선택적으로 가리고 드러내며 새로운 시각적 층위를 탄생시킨다. 이렇게 구축된 공간
사이로 자유롭게 배치된 작은 원형의 점들은 수직과 수평의 규칙을 흐트러트리며 화면에 생동감과 긴장감을
부여함으로써 미적인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비계의 개념은 작품 제작 방식 뿐만 아니라 작품을 보여주는 방식에도 적용되었다. 비계와
마찬가지로 전시는 일정 기간동안 임시적으로 공간을 점유하였다가 사라진다는 점에 착안하여, 전시장 내부 바닥을
타이백으로 보양함으로써 가변적인 공간으로 전환시켰다. 전시장의 가운데에는 작가가 회색 스티로폼으로 제작한
의자가 가로지르는데, 스티로폼이라는 가볍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재료로 제작된 의자는 전시의 임시적인 성격을
더욱 강조한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에 들어오는 순간 화이트 큐브라는 견고한 전시공간이 아닌 임시적이고 가변적인
공간에 위치하게 된다. 작가는 모든 인식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예술을 감상하고 경험하며 논의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을 만든 것이다.
이희준은 작업 초기부터 회화를 매체로 작업을 하면서도 공간에 대한 주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그리고
회화 작품을 분할하고 재조립하여 미니어처 조각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물리적 공간을 점차 점유하는 시도를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이희준이 보여준 전시장 조성 방식을 통해 작가의 작업에서 공간의 영역이 회화와 조각이라는 매체적
테두리를 넘어 확장되기 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금천예술공장에서 전시하였던 설치작업 <파란 비계
>(2022)을 기점으로 본격화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파란 비계>는 건축현장에서 보양하는 데에 사용되는 펠트천을
사진 출력물과 함께 벽면에 병치하고 바닥을 펠트천으로 감싸 퍼포먼스와 아티스트 토크를 위한 다양한 용도의
실험적인 공간을 형성한 작업이었다. 회화에서 입체적으로 구축된 공간과 실제 공간 속으로 확장된 회화적 공간. 두
개의 공간이 교차하는 이번 전시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가능성을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