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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작가소개

김원진 / 2022년 20회

김원진

Wonjinkim88@gmail.com

2015    고려대학교 대학원 디자인조형학과 조형문화예술전공 졸업
2013    고려대학교 조형학부 조형예술학과 졸업


주요 개인전

2023    무용한 무용, 금호미술관, 서울

2022    공백, 고백,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대전

2021    Blank on Timing,  Jellystone Gallery (Alter Sight Kesson), 서울

2019    Chronicle of a Day, gallery G, 히로시마, 일본

2018    廣場為你, 보얼예술특구, C8-20 Young Gallery, 가오슝, 대만
2018    《너를 위한 광장, KSD갤러리, 서울

2017    지층적 풍경, 신한갤러리 광화문, 서울


주요 단체전

2022    정례브리핑 14, 27,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22    《너는 나를 Tu m‘, SeMA 창고, 서울

2021    하나의 점, 모든 장소, 금호미술관, 서울
2021    《ARTIST PROLOGUE 2021,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서울

2020    수림미술상, 수림문화재단 수림아트센터, 서울

2019    生生化化 흩어진 생각, 조합된 경험, 단원미술관, 안산

2019    《퇴적된 유령들, 청주시립 대청호 미술관, 청주

2018    흐르는 점, UNIST, 울산

2017    2회 뉴 드로잉 프로젝트,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

2016    Build UP!, 신미술관, 청주

2015    I Need a Massage, 노암갤러리, 서울

2014    Looking Rookie 상실의 기록, 성북예술창작터, 서울 
 


레지던시
2022    대전문화재단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9, 대전

2020    금호미술관 금호창작스튜디오 16기 입주작가 (2020 - 2021), 이천

2018    Pier-2 Artist In Residence, 가오슝, 대만

2018    부산문화재단 홍티아트센터 6기 입주작가 (장기), 부산

주요 수상 및 선정

2022     Public Art New Hero 2022 선정, 퍼블릭아트

2021    동화약품 가송재단 가송예술상 대상 수상

2020    수림문화재단 수림미술상 본선 선정
2019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 시각예술분야 유망작가 선정, 경기문화재단
2018    고양우수작가 (Goyang Artist 365) 선정, 고양문화재단 

2017    경기도미술관 경기청년신진작가 (경기아트프리즘 2017) 선정, 경기도미술관 

[전시 설명]

무용한 무용 Dancing in the Thin Air

작가 김원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망각되고 변형되는 불완전한 기억의 속성을 탐구한다. 그의 작업은 드로잉과 편지, 일기, 신문, 책과 같은 기록의 매체를 활용해 기억이 축적되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시각화해 보여준다. 팬데믹 기간에 진행한 시민참여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이별을 마주하게 된 작가는 상실된 자리를 회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억체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오류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에 이번 개인전 《무용한 무용 Dancing in the Thin Air》에서는 지나간 시간 속의 풍경을 길게 조각낸 후 화면에 다시 이어 붙여 오류가 발생한 듯한 풍경을 선보인다. 여기서 파생된 기억의 조각을 엮은 원형틀은 제 자리에서 각기 다른 속도로 회전하면서 시간에 대한 작가의 고찰을 공간에 펼쳐 보인다. 작가는 한 자리에서 회전하는 무용(無用)한 행위를 반복하는 조각의 움직임을 상실된 시간에서 발생하는 처연한 무용(舞踊)이라고 소개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각자의 기억체계 속에 만들어진 내러티브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며 상실의 고통을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가-비평가 매칭 프로그램]

시간의 지도학을 위한 제언

- 전민지

누락되고 표백된 시간이 리듬감 있는 반복으로써 점차 회복된다. 2017년 이래로 지속된 김원진의 <순간의 연대기> 연작은 그렇게 선형적 기억을 비선형적 형태로 풀어 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색칠된 종이를 끝없이 자르고 붙이던 작가의 신체는 무대의 뒤편에 숨겨져 있으면서도 당연히 존재하는 것으로서 시간을 (재)생산해냈다. 그러나 방금 이곳에서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잘린 선들이 무수히 지나갔고, 그들은 투과된 운율에 따라 면이 되기에 이르렀다. 동시에, 이들이 흔들리는 장면 또한 연달아 목격되었다. 일정한 너비로 흩어졌던 색채의 파편은 벽으로부터 숨 고를 틈 없이 밀려오다 나란히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행할 수 있는, 혹은 행해야 하는 관객의 몸짓 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서 몇 가지 동사를 제시한다.

뒤를 보기, 뒤돌아보기
무수한 경우의 수에도 불구하고, 일차적으로 확언할 수 있는 것은 작은 구멍()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 전시장을 몇 번이고 뒤돌아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전시 《무용한 무용 Dancing in the Thin Air》에는 시간성이 지니고 있는 여러 얼굴이 공존한다. 앞과 뒤의 구분이 무화된 화면부터 벽의 앞면, 벽의 뒷면(), 회전하는 원(), 그리고 발레리나의 한쪽 발을 축으로 삼아 빠르게 도는 드로잉(<0시 – 나의 밤, 너의 낮>)까지. 잘게 조각나 있으면서도 공간 곳곳에서 발화하는 평면은 다시금 돌아보지 않고서는 온전히 조우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사용된 과슈 등의 안료는 작가의 기존 주요 매체인 색연필을 통해 드러나지 않았던 종이 뒷면의 존재를 상기시킨다. 전작과는 달리, 이러한 변화로 인하여 스며든 흔적이 여실히 남게 된 뒷면은 앞면과 뒤섞이며 하나의 장면을 이뤄낸다. 그런가 하면 2022년 SeMA 창고 《Tu m' 너는 나를》 전시에서 시도되기도 했던 물리적 구조체()는 이번 전시에 재차 등장하며 제어된 소우주를 형성한다. 움직이는 장치를 통해 시선과 시간이 엇갈릴 때, 드로잉의 앞뒤 또한 교차되며 프레임 단위로는 미처 파악하지 못할 화면이 투사된다. 그렇기에 당신이 눈길을 잠깐 돌린 사이 포착되지 못한 피루엣(Pirouette) 의 회전 운동은 지금도 먼지처럼 쌓이고 있다. 뒤편을 살펴보고, 자꾸만 뒤돌아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로지르기, 앞지르기
에리카 피셔-리히테(Erika Fischer-Lichte)의 말을 빌리자면, 작가는 ‘자기 자신을 지시하면서도 전시장 내에 특정한 현실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수행성을 공간에 녹여냈다고 할 수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단순노동과 의도적 행위 사이 어딘가에 놓인 김원진의 반복은 ‘수행'이라는 단어를 경유하지 않으면 해석할 수 없는 극적인 무용이다. 그의 작업은 노동집약적 태도에 깊이 의탁하는데, 이는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 이상 결코 드러날 수 없는 잔상으로 작동한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작가가 구성한 현실의 스펙트럼을 가로지르고, 우리의 눈앞을 가득히 채운 상황을 앞질러야 한다. 이곳에는 배열된 순서도, 감상의 순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축적된 시간이 두터운 지층을 이룰 따름이다. 이에 이야기의 처음과 끝 역시 알 수 없으나, 1밀리미터가 6미터로 환원되는 시점에서 () 공간 운용 감각은 새로이 발현된다. 그뿐만 아니라, 흔히 2차원적 풍경으로 변환되던 이전의 작업은 이번 전시와 전반적으로 맞물리며 다음 차원으로 융기한다. 일견 무용해 보이던 파편(<무용한 무용(無用한 舞踊)>)도 무르고도 처연한 흔적만을 남기는 대신, 외면할 수 없는 모서리가 되어 공간의 부피를 파고든다.

시간의 지도 그리기 

지리학자 헤르하르뒤스 메르카토르(Gerardus Mercator)는 일찍이 지도를 ‘삼라만상을 포괄하는 거대한 것'이라 말한 바 있다. 그간 지도는 평면 위 약속된 기호로 공간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 정의되어 왔으나, 그의 관점에서 따르면 시간 또한 무한한 서사 구조를 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도의 대상 및 어휘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지도의 전통적 기능과 본래 목적으로부터 탈피해보면, 김원진이 재해석한 시간은 세계의 여러 단면을 입체적이고도 사적인 모습으로 투영한다. 이제 관람객은 ‘지금-여기'에 맴도는 현전성 과 그 리듬을 증험하며 작가가 고안한 지도를 완성해내기 위해 이곳을 뒤돌아보고, 가로지르는 동시에 앞지른다. 이로써 그 어떤 특정 장소나 시점에 얽히지 않은 채 숨어 있는 것과 드러나 있는 것을 모두 아우르는, 대체 불가능한 지도가 탄생한다. 결국 김원진의 전시장은 단일한 순간의 틀에 복속되는 대신, 수차례 직조된 시선이 수반되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