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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전시안내

토마스 최 개인전: 나만의 풍경展

물성과 침묵이 자아낸 존재론적 풍경: 토마스 최의 예술세계

토마스 최: 나만의 풍경

2026. 7. 9 ~ 7. 19 | 금호미술관

회화적 환영과 조각적 실재의 필연적 융합

회화에서 출발해 조각의 영역을 관통해 온 토마스 최의 작업은 평면이 지닌 시각적 환영과 몸으로 부딪치는 물성의 실재를 하나의 화면으로 수렴시킨다. 그가 구축한 독창적인 저부조(Relief) 형식은 단순히 회화와 조각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선다. 캔버스의 평평함을 깨고 솟아오른 입체적 마티에르는 관객으로 하여금 촉각적 경험을 유도하며, 평면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작가의 미학적 탐구와 고뇌를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다.

 

한지의 질감으로 새겨낸 생철학적 흔적

그의 화면에서 가장 강렬한 매개체는 단연 한지(韓紙). 강렬한 원색의 바탕 도상 위에 한지를 겹겹이 덮고, 이를 다시 의도적으로 찢거나 밀어내는 수행적 행위는 토마스 최만의 독자적인 방법론이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드러나는 바탕색의 틈과 궤적, 그리고 거친 구멍들은 단순한 시각적 추상 형태에 머물지 않는다. 이는 삶의 여정에서 마주하는 인간 희로애락의 깊은 상처이자, 삶의 질곡을 관조하는 작가의 깊이 있는 생철학의 시각적 발현이다.

 

밤바다, 세상의 경계에서 마주한 존재론적 카타르시스

최근 그가 몰두하고 있는 근작 나만의 풍경시리즈는 다도해와 밤바다라는 장소성을 통해 정신적 숭고함을 획득한다. 작가에게 밤바다는 유한한 세상이 끝나고 무한한 심연이 시작되는 경계이자, 절대적인 침묵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칠흑 같은 어둠의 심연과 그 위를 은근하게 물들이는 달빛, 그리고 부드럽게 일렁이는 윤슬이 만들어내는 정중동(靜中動)의 화면은 현대인에게 단순한 시각적 위안을 넘어, 존재의 본질을 돌아보게 하는 깊은 존재론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해체된 문자와 우주적 대지가 품은 침묵의 소통

일상의 궤적이 담긴 신문과 수행의 흔적이 배어있는 서예 연습지를 물에 풀어 만든 종이 죽(Paper-mâché) 작업은 대지의 시원적 풍경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종이 죽이 형성하는 거친 요철 위에 글자를 해체하고 지워나감으로써, 언어와 문자를 초월한 대화 즉 불립문자(不立文字)'의 세계를 시도한다. 이 거대한 원형의 화면들은 생명력을 품은 지구의 단면이자 우주 공간을 묵묵히 유랑하는 외로운 행성처럼 다가오며, 관람객을 무한한 명상의 시간으로 인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