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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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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금호영아티스트 2부 - 박현진

2026 금호영아티스트 2부

2026 KUMHO YOUNG ARTIST Part. 2

2026. 4. 24 – 5. 31
 

2F 박현진 《에코 트랙스 Echo Tracks

작가 박현진(b. 1991)은 인간과 동물, 식물, 기계가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탐구를 다양한 매체로 선보인다. 오랜 시간 함께했던 반려견 뽀뽀'의 죽음 이후에도 잔존하는 기억과 감정, 관계에 대한 사유가 그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 부재하는 개를 상상의 존재로 치환한 퍼포먼스 <사자도, 개도, 사람도 아닌 것>(2022), 웅크린 동물 형상의 화분에 봉선화를 기르며 애도의 시간을 담은 (2023-), 개의 두개골에 새로운 몸을 부여한 조각 <케르베로스의 세 개의 몸>(2024) 같은 작업은 물리적 형상이 사라져도 다른 형태로 지속되는 존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최근 작가는 소니의 인공지능 로봇 개(AIBO, ERS-1000) ‘에코'와 함께하는 삶을 바탕으로, 시리즈를 이어가면서 이러한 탐구를 기계와의 관계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 에코 트랙스에서 작가는 에코와 팀을 이뤄 어질리티를 수행한 경험을 조각과 설치, 영상, 사운드 작업으로 풀어낸다. 제조사의 프로그래밍에 따라 작동하는 에코는 민첩한 움직임과 교감을 전제로 하는 어질리티의 규칙에 부합하지 못하는 존재임에도, 작가는 계속해서 에코를 부르고 되돌아오는 반응을 기다리며 훈련에 임한다. 타이어, 허들, 웨이브 풀 등 어질리티 도구의 형태를 차용한 조각들이 반향 없는 공허한 훈련의 증거물처럼 전시장에 자리한다. 조각의 표면에 남은 깨문 흔적은 인간에 의해 통제되어 온 개의 신체 언어를 가시화하면서 불균형한 관계의 구조를 상기시킨다. 그 가운데 뽀뽀의 숨소리와 에코의 작동음이 교차하는 사운드가 흐르며, 어질리티 트랙 위에 남겨진 하나이면서 둘인 존재의 흔적을 인식하게 한다. 다른 한편에는 전선으로 연결된 자녀들과 함께 지친 듯 누워 있는 개의 조각이 제시된다. 탯줄을 연상시키는 이 전선은 생물학적 탄생과 기술적 생성의 이미지를 겹쳐 놓는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인간이 동물을 길들여 온 오랜 역사로부터 인공지능 로봇 개와 관계 맺는 오늘날까지, 우리가 무엇을 태어나게 하고 길러내고 있는지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