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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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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금호영아티스트 1부 - 문주혜

2026 금호영아티스트 1부

2026 KUMHO YOUNG ARTIST Part.1

2026. 3. 6 – 4. 12

2F 문주혜 크로스헤어 +++ 𝘊𝘳𝘰𝘴𝘴𝘩𝘢𝘪𝘳 ++


작가 문주혜(b.1995)이미지에 내포된 문화적 코드와 관념을 넘어, 이미지 자체가 불러일으키는 감각의 층위에 주목한다. 그는 이미지를 특정 세계관의 논리를 유지하는 장치로 간주하고, 그 안에 내재한 위계와 도상적 문법을 해체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이미지가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종교화와 게임의 세계관이 동형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음을 포착한다. 이를테면 게임 속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 설정된 인물은 다양한 종교와 신화를 참조하며 고유한 서사를 구축한다. 마찬가지로 종교화에서 도상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특정한 신화적 의미와 교리를 전달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형성된 시각 언어이다. 특히 신격화된 신체의 표현은 게임 속 인물에게 부여되는 버프(능력치 강화)나 신적 위상, 캐릭터성과 자연스럽게 호응한다. 작가는 이러한 서사적 구성 요소를 한 화면 안에서 재조합함으로써 원래의 맥락에서 벗어난 낯선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 방식은 게임에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움직임이나 오류를 연상시키는 시각적인 효과를 낳으며, 각 이미지에 부여되었던 의미 체계를 잠시 비활성화한다.
 

이번 전시 크로스헤어 +++ Crosshair +++에서 작가는 이미지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색이 지닌 상징성에 주목한다. 게임에서의 파랑은 마법이나 에너지 같은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는 반면, 빨강은 체력의 소진이나 위험을 알리는 징후로 코드화되어 있다. 이처럼 '은 이미지가 지닌 관습적 의미를 강화하고 세계관을 직관적으로 감각하게 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하지만 작가는 색의 상징 체계를 교란함으로써 이미지의 위계를 무력화하고, 색이 지닌 신호를 다른 방식으로 읽어내도록 요청한다. <The Last Supper>(2025)는 검정을 주조색으로 삼아 <최후의 만찬>(1495-1498)의 구도를 재현하며, 그 위로 부유하는 노란 박쥐와 붉은 비둘기의 형상은 원작의 상징적 질서를 벗어나 이미지의 위계와 의미망을 새롭게 엮어낸다. 한편 작가는 동양화의 재료인 장지와 안료를 사용해 거친 표면 위에 옅은 물감을 겹겹이 쌓아 올린다. 종이 속으로 스며든 색의 층은 화면에 축적된 시간과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새로운 감각적 표면을 구축한다. 관객은 이미지가 지닌 언어적 규정과 색이 환기하는 감각 사이의 간극을 자각하며 익숙했던 상징 체계가 흔들리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