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금호미술관

전시안내

세 개의 파도, 하나의 바다

 -세 개의 파도, 하나의 바다
 

나는 오랫동안 사진과 회화 사이의 경계를 탐색해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사진은 나의 시선과 감정을 담아내는 첫 번째 언어였습니다. 특히 장노출로 촬영한 밤의 바다는 눈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파도의 흐름과 빛의 잔상을 통해 감정의 색채를 드러냅니다. 나에게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시간과 감정이 스며드는 감각의 층위를 만드는 매체입니다. 이후 나는 사진 위에 물감을 얹고, 색을 번지게 하며 감정과 기억의 잔재를 화면 위에 쌓아가는 회화적 개입을 시도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사진, 사진 위 회화, 그리고 순수 회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세 가지 형식은 모두 하나의 바다에서 출발한 흐름입니다. ‘세 개의 파도, 하나의 바다'라는 제목처럼, 각각의 작업은 고유한 파동을 지니면서도 감정과 감각의 본질적인 연결을 품고 있습니다. 나는 고정된 서사보다는 감각이 머무를 수 있는 여백을 지향합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기억된 것과 상상된 것이 만나는 경계에서, 감정의 진동을 포착하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