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사시사 (Song of Fishermen)
모시를 염색하고 화면에 부착시킨 다음 채색을 수십번 반복한다.
색층 사이에 콩즙을 발라 투명도를 높인다.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는 국문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시조이다.
이 시조 속 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보길도의 정경과
파도가 일렁이는듯한 우리말의 리듬이 어우러져
최고의 시가문학의 경지를 보여준다.
윤선도의 이러한 시심(詩心)과 나의 화심(畵心)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한시의 격조만 논하던 당시의 분위기에
우리말로도 한시 못잖은 아름다운 시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듯이
나 또한 우리의 전통재료와 기법으로
서양의 어떤 회화양식 못잖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 2000년 정종미 작가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