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금호미술관

전시안내

위계 없는 세계

위계 없는 세계

The World without Hierarchy


물질세계를 이루는 처음의 존재는 관계로 체계화 된다. 체계화 된 개체는 연속되는 관계의 과정에서 파악되는 한 시점이다. 반복되는 관계의 어느 시점에서도 관계는 위계를 만들지 않는다. 관계에는 동등한 개별성만이 존재한다. 나와 타자와의 관계는 물론 생물과 사물의 관계에서도 동일하다. 작품은 그 사실을 증명하는 방정식이다. 방정식은 결과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존재하지만, 그 식을 통해 도출된 의미를 상징한다. 나의 작품은 위계 없는 물질세계를 상징한다. 

나는 위계 없는 물질세계에서 반복된 우연의 관계들이 만들어낸 세계의 부분이다. 이 부분은 최종의 결과가 아닌 과정 속에 존재한다. 나를 포함한 모든 인류는 완성된 전체가 아니다. 우리는 이 세계의 일부분이다. 물질세계의 모든 현상과 모든 관계에서 우리는 주인공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나를 겸손하게 만든다.

나의 작품은 관계에 관한 방정식이다. 그 식으로 도출된 답은 관계의 대상에 대한 위계 없는 상호 존중이다. 인류의 성별, 나이, 인종, 지역과 같은 구분은 위계를 만드는 차별의 대상이 아니다. 각각의 개별성은 동등하게 존중되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존재가 동등하게 서로 존중하는 관계를 맺기 바라며, 내가 작품들로 증명하려는 위계 없는 관계의 당위가 지나침 없이 전달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