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금호미술관

전시안내

LINES

 서정민 개인전

LINES

 

서정민은 작업에 앞서 지인들이 운영하는 서예 교습소를 찾아다니며 폐기 직전의 (문자가 새겨진 습작)한지를 모으고 이를 재고, 말거나 자른 후 일정한 프레임에 부착해 전혀 다른 작품으로 탄생 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집합 된 한지가 단순한 물질적 명사에 멈추지 않도록 조형적으로 재구성한 후 나름의 미적 가치들을 일정한 개념 아래 촘촘히 심어 놓는다.
작가는 이와 같은 개념들을 진득하게 그리고 규칙적인 자신만의 고유한 미적 언어들로 덧입혀 놓는다.

이미 효용성을 다해 폐기되기 직전의 문장들을 거둬, 그 내용과 형질을 하나의 소재로 재생하여 작품으로 승화 시키는 일련의 행위들을 통해 선의 의미를 성찰 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꾸준히 진행해온 선들의 합창
, 선들의 여행이 이제 으로 귀결된다.자신의 생애에서 선의 비의를 점지(點指)한 건 노자가 말하는 무와 유가 나온 곳은 같으나 이름만 다를 뿐'(兩者同出異名同謂)이라는 명제였다.
그에게서 선의 비의가 소환되었던 건, 선이 무에서 나와 유로서 가시화되고 그 역 또한 마찬가지라는 데서 였다. 이는 노자가 실토하는 신비하고 또 신비하니 이야말로 도는 온갖 오묘한 것의 문'(玄之又玄衆眇之門)이라는 언급이
그를 자극했고 그럼으로써 선의 실체를 감지한 게 결국
으로 오늘에 이르게 했다. 이와 연계해서 그가 생각한 중요한 선의 비의는 무엇보다 우리 각자는 무의 공간을 채워야 본연의 선 기능을 살릴 수 있고, 또 채워진 공간을 다시 비워야만
본연의 선을 살릴 수 있다
'(도덕경, 백서본 제 55: 常其無有之用也, 無之以爲用)는 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