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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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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phor : 구겨진 금속의 반짝이는 일상

최고운 개인전
Metaphor : 구겨진 금속의 반짝이는 일상



오랜 기간 미국에서 활동해온 최고운 작가의 작업을 국내에서 거의 처음으로 발표하는 이번 전시는 새로운 관객을 접하는 설레고 신중한 마음으로 채워져 있다. 작가는 그간 금속 재질의 특수성을 회화를 통해 표현하고 발전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반짝이는 소재들 – 알루미늄, 파이프 등 –은 작가의 마음을 이끌었다. 차갑게 반짝이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들에 눈길을 빼앗기고 표현하는 작가의 심상은, 사소하지만 특별한 자신만의 모티브를 포착하는 예술가들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명확하게 설명할 방도와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작가가 구겨진 금속을 작업의 소재로 포착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이다.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소재들 중에서 금속 재질을 수집하고 이것을 임의로 변용해왔다. 구겨진 포장지의 번쩍이는 재질, 쿠킹호일에 반사된 주변 빛의 색깔, 차가운 금속들의 매끄러운 표면의 질감에 각도와 색을 더하거나 빼서 최고운만의 컬러와 텍스처가 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나름의 실험이 동반되었다. 차가운 금속 표면의 날카로움은 강조되었고, 캔버스에서 우드 패널로 배경을 바꾸고 그 위에 레진 등을 씌우는 입체적인 실험을 통해 컬러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부드럽고 몽환적인 색채가 피어나며 기존 작업과는 전혀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최고운의 금속 회화 작업은 일반적인 풍경이나 정물 등의 소재에서 탈피해 금속이라는 독특한 소재, 그리고 그 일상성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이미지에 남다른 작가의 미적 감각으로 이미지를 변형하거나 다채로운 색상과 질감을 실험하는 시도는 일상의 구겨진 금속을 반 추상주의 회화로 재탄생 시켰다. 캔버스 안의 미묘한 형태, 응축된 에너지, 차가움과 부드러움을 넘나드는 색채의 스펙트럼이 전시장에 너울댄다. 

 

 

조숙현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