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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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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와 응시 : 마음으로 관찰한 자연

박찬선 개인전
《관조와 응시 : 마음으로 관찰한 자연  Contemplation and Gaze : Nature Observed with One's Heart》​



박찬선의 <녹색정원(Green Garden)> 연작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식물의 형태 못지않게 맑고 투명하게 빛나는 색채이다. 특히 화면을 예리하게 나누는 사각형의 화면은 빛을 프리즘 등의 도구로 색깔에 따라 분해해서 살펴보는 스펙트럼이거나 작가가 말한 것처럼 ‘자연의 색채 본질에서 작가 자신의 심상에 맺힌 상상의 색채'일 수 있다. 나아가 이 작품들이 마음으로 관찰한 자연의 일부를 표현한 것이므로 작가의 마음이 머무는 공간이자 영역이라고 볼 수도 있다.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을 비추어보는 것을 관조(觀照)라고 하는데 불교에서는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를 비추어본다는 의미를 지닌다. 반면에 눈길을 모아 한곳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응시(凝視)라 한다. 박찬선의 정물은 관조한 자연이자 응시를 통해 마음에 맺힌 열린 세계를 포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식물을 차분하게 그렸으나 눈에 비친 자연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것이라기보다 지각된 자연을 화면 위에 재구성한 것이므로 작품 전체를 관류하는 분위기(aura)는 정적이다. 빛과 색채, 질서 속의 미세한 움직임, 고요와 생의 유지를 향한 식물의 강인한 의지가 교차하는 이 작품들은 아름다움으로 향한 작가의 마음이 투영된 풍경이자 세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