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금호미술관

전시안내

행간(行間) - 낙장(落張) 세번째장

 

 행간(行間) – 낙장(落張) 세 번째 장

 

낙장(落張)은 개인의 일상 사물을 소유자와 동일시 하면서 동시에 그 자체를 고유한 존재로 바라보는 작업들로 구성한 전시들의 중심 제목이다. 이번 전시 행간(行間)은 그 세 번째 전시의 제목이자 낙장에서 파생된 테마이다.

일상에서 사용했던 물건들과 거했던 장소들은 그 사용자와의 시간과 생활의 깊이가 서린다. 일상은 대체로는 흔하고 지루하며 잊혀지지만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이다. 그 물건/장소들은 사용자들의 생의 증거이면서 벗겨진 허물, 우리의 몸 이었던 것들 이라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시간을 함께 보낼 수록 일상사물들은 공산품 혹은 복제된 물건에서, 고유한 존재로 변하고, 그것들의 금전적, 활용적 가치는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가치로 전환되어간다. 그렇기에 시간을 함께 한 일상사물들을 버리고 잃어버리고 떠나는 사건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러한 생각으로 사라지는 사물들, 스쳐가는 일상의 장면들을 떨어져 나간 책장, 낙장(落張)이라 칭하며 개인의 일상사물들, 특히 낡거나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된 물건들 위주로 그리기 시작했고, 이는 점차 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것들을 대상으로 하는 Lost and not Found (‘분실물 센터'의 영어번역의 변형), 실제 사물들을 레진 속에 가두는 호박, 창문을 사이에 둔 두 개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 하는 Somewhere Over the Window 등으로 파생되어갔다.

이번 전시 행간에서는 파편화된 일상의 사물들, 다시 말해 분절된 존재/존재의 증거들에 서린 시간과 이야기성에 좀 더 중점을 두었다. 주로 원고지를 차용하고 있는데, 원고지는 그 형태가 글자들을 분절시키면서 동시에 연결한다는 점이 첫 번째로 주목한 부분이었다. 둘째로는 그 목적이 글을 엮어 출판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둔, 그 자체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버려지는 걸 전제로 만들어진 형식이라는 점도 나의 작업에 잘 맞는다고 여겼다. 마지막으로는 이제는 그 본래의 목적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음에도 사람들에게 있어 어떤 추억이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양식으로써 사용되며 남아있다는 점이 나에게 와 닿았다.

 


 

 

 페이스북 @painterhyunwook
 인스타그램 @hyunwookartwork

       이메일 rayhea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