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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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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전] 강미선《水墨, 쓰고 그리다》

강미선 초대전 《水墨, 쓰고 그리다》
2021. 11. 19 - 2022. 02. 06


강미선은 오랜 시간 동안 한지의 물성과 먹의 본질에 대해 탐구해 온 작가이다. 여러 겹의 한지를 쌓아 올리고, 표면을 두드려서 만든 바탕은 한지 고유의 질감을 잘 드러낸다. 작가는 그 위에 일상의 풍경과 사물을 담담한 먹빛으로 그려내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정서를 전한다.

 

금호미술관 초대전 水墨, 쓰고 그리다에서 강미선 작가의 작업은 더욱 확장된 세계로 나아간다. 신작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소소한 풍경과 정감 있는 정물을 담묵으로 부드럽게 표현한 <관심觀心>연작과 강한 묵의 필선을 통해 새로운 조형미를 보여주는 <한옥韓屋>연작, 명상을 주제로 자연의 재료인 감을 이용한 <무언가無言>를 선보인다. 또한 전통 서가도 형식을 차용하여 현대적으로 구현한 <서가도書架圖>, 금강경 5,149자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대작<금강경金剛經-지혜의 숲>등 새로운 형태의 수묵 설치 작업을 통해 관람객들을 아늑한 사유의 공간으로 초대한다.

 

작가는 종이와 먹이라는 단순한 질료의 개념을 넘어 수묵화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정신을 함께 담아낸다. 나아가 글과 그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오늘날 수묵화의 지평을 넓히는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금강경(金剛經)-지혜의 숲>5천여 개의 한지 조각을 모두 수작업으로 일구어낸 작가의 집요함의 결과물이다. 불자들이 정성스럽게 사경을 하듯 작가는 수행의 과정처럼 매일 금강경의 글씨를 하나하나 써나가며 5,129자를 완성했다. 오랜 시간 수고스러운 노고를 통해 다듬어진 종이 위에 새겨진 글자는 작가가 바라는 일상과 실존, 예술이 하나 되는 우리 시대 서()의 본모습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바위산에 세겨진 글씨와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을 멀리 또는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거닐며 잠시나마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관심(觀心)>을 주제로 작가는 추억이 깃든 물건이나 투영의 대상이 되는 것들을 작업의 소재로 삼아왔다. 일상적인 것들의 표현은 작가의 눈으로 보고 사생하는 것에서 출발함으로써 소박하지만 가장 가치 있는 의미를 갖게 된다. 형상은 그 표현에 있어서 수묵의 농담이 자유로우며 먹빛의 풍부한 느낌은 일상의 따뜻한 순간을 떠오르게 한다. 작품의 소재가 되는 것들은 작가 자신과 무관하지 않은 정감의 대상들로 결국 이러한 풍경과 정물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대상을 넘어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의미한다.

 

<서가도(書架圖)>에서는 전시장 벽면을 하나의 책장 형태로 구성하여 사물과 화훼, 과일 등을 그린 다양한 크기의 여러 작품들을 자유롭게 배치하였다. 작가는 집 뒤뜰에 계절마다 피는 매화, 국화, 모란 그리고 가을에 열매를 맺는 감나무 등 실제 자신의 삶 속에서 발견한 풍경과 사물들을 소재로 삼는다. 전통 장식화 형태인 서가도 형식을 현대적으로 구현함으로써 관람객들이 화면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일상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한옥(韓屋)>연작에서 작가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한옥의 기둥과 대들보, 서까래 등 한옥을 이루는 부분적인 요소이다. 굵고 간략한 수직과 수평의 선, 사선의 대각선은 동양화에서 다루는 선의 미적인 특질을 잘 보여준다. 진한 먹으로 힘 있게 표현한 강한 필선이 만들어내는 채움과 비움의 공간이 흑과 백의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조화로운 균형과 절제의 미감을 전달한다.

 

<무언가(無言)>는 자연의 재료인 감을 이용한 작품이다. 감물은 물을 섞는 양에 따라 수묵의 기법인 담묵에서 농묵에 이르는 농담의 표현이 가능한데, 화면 전체에 깔린 황갈색의 색상은 묵()과는 또 다른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만들어 낸다.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과정을 거치듯 작가는 그리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살피고 마음을 들여다보며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 관람시간 -

화요일 ~ 일요일(매주 월요일 휴관)
10:00 ~ 18:00 (입장마감 17:30)

-  관 람 료 -
일   반: 5,000원
학   생: 4,000원(중학생~대학원생) * 대학생 및 대학원생 학생증 지참 必
우   대: 3,000원(만 65세 이상, 24개월 이상~초등학생, 장애인, 국가유공자 포함)
* 24개월 미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