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미술관

권기자 개인전 

《물감의 층리, 시간을 조형하다 The Layers of Paints Make a Shape of Time​》

2021. 10. 14  - 10. 24

2018년부터 시작된 작업들은 작가가 선별한 질감이 다른 지면紙面들 위에 인위적으로 물감을 뿌리고 떨어뜨려 점착시킨 후 띠어내어 틀 안에 차곡차곡 쌓아올린 뒤 일정한 간격으로 절단한 단면을 캔버스에 나열하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 응고된 물감은 쌓여 에너지가 보태어져 작가의 감각으로 재구축되는 것이다. 마치 변모되거나 붕괴되지 않는 틀 안에서 부분들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전체를 구성하고 완성시키는 신기한 루빅스 큐브를 보는 듯 한데, 퍼즐 맞추듯 시간과 물감을 재구성․재조합하여 가늠하기조차 힘든 작가 권기자만의 수많은 해답들로 생산되어져 속속들이 관망되어지기 때문이다. 그간 꾸준히 흘러왔던 물감은 작가가 마련한 지면에서 그 관성이 멈췄고, 쌓인 에너지는 절단되어 작가의 임의적인 시간의 수평적 방식으로 열거되며 작가와 내밀했던 시공간을 과감히 드러내 물감의 층리로 펼쳐지고 있다. 이것이 작가 권기자의 시간을 조형한, 추상의 방식이다. 그러기에 그간의 사연을 품은 표정들은 지면의 종류에 따라 더욱 다양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조형된 형태와 색들의 조합은 황홀하게 아름답기도, 불같이 뜨겁게 느껴지기도, 수줍게 또는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 같기도, 단색으로 차갑고 냉정하게 정리된 듯 보이기도 한다. 살아있는 결들은 차례차례 줄지어 한 올 한 올 생생한 낱실로도 보이고 때론 눌어붙어 서로에 엉겨있기도 한 물감의 층리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마치 박제된 듯 캔버스의 틀 안에 작가의 정확한 계산으로 나열되고 있다.

- 고연수 평론 일부 발췌 -

Since 2018, she has selected papers that have different texture, put paints deliberately on them, accumulated them in a frame orderly, and aligned the cut fragments on the canvas. The dried paints that have energy of time are re-constructed with her sensitivity. It is like a solving the Rubik's cube that has its own rule that each cube moves freely within the form as a whole that cannot be changed or broken. She re-combines, reconstructs the paints with lots of her strategies, which the viewers appreciate deeply. The drops of paints are fixed with their energy embedded in the paper. The accumulated layers of paints reflect her secretive time in horizontal manner boldly, which is the way she makes her abstract art that gives a shape to time. Therefore, the expression that reflects the narrative of her time is shown vividly and differently depending on the paper that she uses. The composition of her painting and the colors that she applied on it seem to be exciting, hot like fire, shy or splendid as flowers, cold, calm, and organized in monotone. The orderly patterns of the layers of paints look like a living skein of thread, as if they had been calculated accurately and fixed on the frame in the best condition.

- Art Critic, Yeonsoo K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