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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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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조우하다

이주원 개인전 Joowon Lee Solo Exhibition

길에서 조우하다 Meet unexpectedly on the road

 

2020. 7. 30 8. 9

 

길에서 별을 조우했습니다. 누군가 새롭게 어두움 하나를 찢고 있었습니다.

새 별이 돋고 있었습니다. 참 아름다웠습니다.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방랑자는 가던 길을 멈추고 가볍고 재빠른 손놀림으로 별의 현시를 크로키 하더니,

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제가 본 별을 그가 틀림없이 재현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방랑자의 별은 저의 진부한 상상의 나래를 여지없이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평소에 알고 있었던 상투적인 별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직선과 곡선의 흔적들로 점철된 별이었습니다.

좀 더 학술적인 표현을 빌려 보자면 비재현적이고, 비삽화적이고, 비서술적인 형상을 취한 별이었습니다.

 

성시정, 방랑족에 대한 어느 인류학자의 참여관찰기(2017)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