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금호미술관

전시안내

설원기 초대전_Taste of Painting

설원기 초대전_Taste of Painting

 

 

 

금호미술관은 회화와 드로잉의 경계를 넘나들며, 즉흥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평면 작업들을 지속해왔던 설원기 선생의 전시를 개최한다.

 

작업을 시작한 197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설원기의 작업은 페인팅과 함께 드로잉에 집중되어 있다. 작가는 평소 회화 작업과 드로잉의 큰 차이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작가에게 있어 드로잉은 회화 작업의 준비단계일 뿐만 아니라, 회화보다는 더 즉흥적이면서 순발력이 발휘되어서 작업에 대한 의지와 느낌이 더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는 것이다.

 

작가의 이러한 드로잉과 페인팅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구체적인 형상을 가지기도 하지만, 추상에 가까운 것들이다. 그의 작업들은 주로 주변의 인물들에서 풍경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경험과 추억들을 작가적인 상상력으로 재편집한 이미지들이다. 작품의 타이들에서 엿볼 수 있듯이 그의 작업은 일상과 추억 그 자체이다. 작가가 머물렀던 여행지나 장소 등이 구체적인 지역명칭으로 드러나기도 하고, <피서길>, <밤바다에 섬들>처럼 그의 특별한 추억의 내러티브들이 담긴 타이틀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Rochefort 교회>, <제1 한강교>와 같이 구체적인 장소가 드러나는 풍경작업들의 경우 이미지들이 상대적으로 구상적이기도 하고, <That Summer dress>, <목걸이 때문이었을꺼야>처럼 그의 삶의 특별한 추억들이 독특한 상상력으로 재편집되어 추상성이 강조된 이미지들로 재현되기도 한다.

 

작가는 다양한 페인팅 작업과 드로잉들을 일반적인 캔버스 대신에 그만의 독특한 붓질을 드러낼 수 있는 얇은 구리판, 마이러Mylar 필름 등의 재료를 선택해왔다. 작가는 금속판 위에 유화 물감으로 그리거나 마이어라는 하얀 폴리에스터 필름 위에 먹으로 그리는데, 이러한 재질들은 일반적인 캔버스나 종이와 달리 상대적으로 흡수성이 없어서 붓질을 비롯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화면 위에 남게된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 작가의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페인팅과 드로잉들로 구성된다. 특히 마이러 필름 위에 그려진 꽃, 인물, 누드 등의 잉크 드로잉 시리즈들은 마치 일러스트 같은 분위기를 가지며 작가의 또 다른 감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