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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전시안내

제6회 다음작가 展 김옥선

금호미술관 2층 

 2002년부터 시작된 박건희문화재단의 젊은 작가 지원 프로그램인 다음작가상은 2007년 그 여섯번째 수상자로 김옥선씨가 선정되었습니다. 지난해의 공모에는 사진과 영상을 작업하는 54명의 젊은 작가들이 뛰어난 작품과 기획으로 응모해주셨고, 본 재단의 구본창 이사장을 심사위원장으로 국립현대미술관 강승완 학예연구관, 사진가 김아타 선생, 사진평론가이자 기획자이신 최봉림 선생께서 심사위원을 맡아 면밀한 평가를 진행하셨습니다. 심사는 제출된 포트폴리오를 참고하여 작업계획서의 참신성과 독창성을 평가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힙니다. 

 김옥선씨의 작업은 제주도에서 살아가는 외국인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세계화의 흐름이 점점 더 가속화되면서 사회 활동의 범위가 대륙을 넘어서고,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이 더 이상 특별한 경험이 되지 않는 시대에 자신들의 고향을 떠나 한국 남단의 섬 제주도에 일시적 삶의 터전을 마련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유학생, 주재원, 특파원, 장기 체류 여행자의 신분으로 지역적, 문화적 경계를 항해하고 있습니다. 350여 년 전 제주에 상륙한 네덜란드인 핸드릭 하멜(Hendrick Hamel, 1630-1692)이 그랬듯이 고국의 문화를 품고 한국의 낮선 자연과 문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옥선은 그러한 이들에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접근 방법으로 다가갔습니다. 평범한 기념사진의 형식에 가까운 그의 시선은 우리의 선조들이 하멜을 바라보았을 호기심이나 경계심어린 눈길이 아닙니다. 우리와 함께 어우러져 이 땅 위에서 일상을 즐기는 그냥 그대로의 모습인 것입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이방인들 역시 이 한국인 여류 사진가의 카메라를 특별하게 의식하지는 않는 듯합니다. 지나치게 다가서지도 외면하지도 않는 자세와 표정은 제주라는 환경과 어우러져 특별한 긴장감을 자아냅니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독특한 자연을 머금고 있는 지역입니다. 예전에도 지금에도 외지인들이 많이 찾아드는 이유입니다. 토속적이면서도 이국적인 특별한 공간. 김옥선의 사진 안에서 그 바다, 하늘, 땅은 멀리서 찾아온 이방인들을 감싸 안으면서 문화적, 지형적인 미묘한 ‘경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 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꾸준한 열정으로 작업해왔고, 이제 그 결실을 선보이는 수상자 김옥선 작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또한 지난 6회 다음작가상 공모에 훌륭한 수준의 작품과 기획으로 참여해주셨던 작가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모든 분들을 지원해드리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을 전합니다. 
  

한국 젊은 작가들의 정열과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한국 사진의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리며, 박건희문화재단에 대한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다시 한 번 당부 드립니다.
2008년 6월 박건희문화재단 큐레이터 박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