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금호미술관

전시안내

정소영개인전

금호미술관 지하1층

정소영은 공간을 해체 혹은 재조립하거나 이들의 부분이나 파편을 끌어내 공간과 물상의 완성과 소멸, 충돌과 해체 등 새로운 관점을 부여하는 설치작업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 에서도 새로운 전시공간에서 물상과 공간을 실험하는 설치작업을 통해 불안정한 해체 혹은 조합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깨지거나. 조각나거나, 녹아 흐르는 듯한 대상들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힘과 힘의 물리적 부딪힘, 심리적 충돌, 긴장감으로 파생되는 파편들을 통해서 공간을 해체하고 불완전한 상태로 전환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이렇게 조각난 공간이나 대상은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일차적 단계를 넘어 또 다른 유동적인 공간의 개념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하나의 공간이 완성되고 소멸되는 형상을 담은 파편들이 다시 새로운 공간을 창조시키는 순환성을 표현하고 있다. 

두 개의 공간에서는 크게 세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녹아 흐르는 듯한 검은 덩어리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마치 지층 아래의 원유와 같은 유기물 덩어리들을 지상으로 옮겨온 듯 하다. 이들의 한편에는 지층들이 인공적으로 그려진 벽면이 있고, 이 벽면 너머는 작가가 숨겨놓은 공간으로 작가에게 있어서 두개의 공간을 준비하기 위한 백스테이지와 같은 곳이다. 

첫 번째 전시실이 유동적인 흐름을 강조한다면 다른 전시실에서 기학적인 공간의 선을 흐름으로 구성된다.  인공적인 풍경의 건너편의 또 다른 전시실에서는 유리의 깨진 금, 조각난 집들이 뭉쳐진 조형물 등이 등장한다. 이들은 완벽한 형태를 거부함으로 오히려 그 존재감이 부각된다. 서로 대립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보완되는 이들 파편들이 모여, 새로운 이미지가 형성되기도 하고  또 다른 긴장감의 풍경을 그린다. 

인공과 자연 사이의 존재하지 않는 제3의 공간을 자유자재로 확장시키고 때로는 축소시키며 가상세계를 연출해왔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등장하는 이미지들의 변화하는 현상을 포착하는 방법에 따라 흑과 백, 완성과 소멸, 충돌과 해체를 통해 각기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들 긴장감 ‘tension'은 1차적으로는 물리적인 것의 마찰과 중력에서 오는 것이지만,  2차적으로는 이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심리적인 것에서 발생하는 충돌이다. 그러나 작가는 물리적이든 심리적이든 이들의 해체와 조합에 있어서 부정적인 분할이 아닌 긍정적인 시선이 서로 대립되고 보완되면서 재미있는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