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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전시안내

안정주 전 - 금호영아티스트

금호미술관 2층 1분에 1600병씩 소주가 쏟아져 나온다. 공장에서 그것을 찍고 있으려니 냄새만 맡아도 취하겠다. 거대한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공장을 쩌렁쩌렁 울린다. 공장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은 모두 귀마개를 하고 녀석들이 탄생하는 소릴 막는다. 소음이다. 반면 나는 이런 이미지나 소리를 처음 접해봐서 그런지... 촌스럽게 경이롭고 감동적이다. 회수한 공병을 씻고, 깨졌는지 확인한 후 빙글빙글 도는 큰 기계에서 한 바퀴 돌면 소주가 일정 양 채워진다. 그리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병마개가 미칠듯한 스피드로 소주병 머리에 감긴다. 순서대로 박스에 들어가가 보기좋게 단장한다. 화물차에 실어 나르기 편하게 다시 한번 포장된다. 몇 가지 과정을 뺀 모든 공정은 기계화 되어있다. 라인을 따라 생산되는 무수히 많은 소주들을 봐서 그랬는지 핑크플로이드의 Another brick in the wall의 멜로디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린다. 잠깐 쉬는 시간 15분의 정적이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어서어서 돌아라 공장아... 매일같이 노가다(?)아저씨들과 같이 출근하여, 그들이 부수고 있을 때 울고 있는 녀석에게 비디오카메라를 들이 댄지 10일 남짓 되었다. 녀석이 언제 쓰러질까를 노심초사 하며 기다렸던 나는, 버티다 무너져 내린 녀석을 보니 마음이 안쓰럽다. 저기 저렇게 생긴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과 소리를 이용하여, 음악을 만든다. 무너지는 것을 보는 것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만큼 유쾌하지 않다. 그것을 보는 안쓰러움과 내 안에 있는 파괴 본능을 동시에 들여다 볼 수 있어, 새삼 놀란다. 그것들이 무너지며 내는 소리와 영상이 음악이 될 때... 지금의 교차하는 감정을 잘 녹아들 수 있을까? 우지직... 쾅... 참 요란한 소리를 내며 쓰러진다. 우지직~ 쾅!!! 우지직~ 쾅~!!! 쨍그랑... 우지직~ 쾅!!! 우지직~ 쾅~!!! 우지직~ 쾅!!! 우지직~ 쾅~!!! 쨍그랑... 우지직~ 쾅!!! 우지직~ 쾅~!!! ... 이런식으로 하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