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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전시안내

2기 입주작가 박용식

현실과 픽션의 접경시대 박용식의 작품에서 현실은 원근법적으로 다가오지 않으며, 완전한 질서체계에 대한 신념은 불확실하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이 현실성 상실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의 질서는 교란되었으나, 어질러진 질서를 정신의 심오한 단계에서 회복시키려는 증휴는 없다. 그것은 '인간이 사물의본질의 윤곽만을 계속해서 추적하고 있으며, 다만 세계를 관찰하게 하는 틀 주위를 찾아 맴돌 뿐'(비트겐슈타인)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그의 작품에서 리얼리티는 주관적으로 구성된다기 보다는, 언어적으로 구성된다. 그의 작품은 의인화된 동물, 남성 여성으로 전형화 된 인물, 변두리 지역등 몇 가지 고정된 구성 요소의 조합을 통해 상황이 연출된다. 그는 객관적 현실을 반영하는 주관적 의식보다는 한정된 구성요소를 짜맞추는 식의 허구성에 관심이 있다. 물로 ㄴ그것은 조형언어로부터 구성되는 만큼 언어로부터 벗어나서 구성된다. 캐릭터들은 만화처럼 대상의 법칙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이 아니고 미학적으로 완벽히 제어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의 작품은 세계를 구성하는 과정에 주목하지만, 이러한 세계의 구성이 작가의 의식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는 주관적 의식보다는 작업을 통해서 허구의 세계를 구성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박용식의 작품은 텍스트 자체의 언어적 리얼리티를 인식하는 전략을 사용하며, 상호 배타적인 세계의 존재를 용인한다. 작가는 우리의 세계인식에 대한 불확실성을 전면에 부각시킨다. 그는 텍스트성의 조건을 드러내고 그 대안세계의 허식에 찬 구성을 통해서 그 속에 나타난 리얼리티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선 영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