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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전시안내

2기 입주작가 곽승용

곽승용은 인물화와 풍경화를 그린다. 그의 그림은 단순한 관찰의 대상(인상주의), 재현의 대상(자연주의), 표현의 대상(표현주의), 환상의 대상(초현실주의) 등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 모든 계기들이 하나로 녹아들어 있으며, 작가는 이를 심리적인 계기 아래 종합한다. 그러니까 그의 그림은 주체와 연결된 심리적인 인물화이며, 심리적인 풍경화인 것이다. 비록 자기 바깥에 실재하는 인물과 풍경을 취하고는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내면화된 인물과 풍경 그림이며, 결국 자기 자신을 그린 것이다. 외적으로 드러나 보이는 인물과 풍경은 말하자면 주체의 세계관과 자연관, 그리고 회화관을 실현하기 위한 형식실험의 계기, 주체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계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 만큼 그의 그림에서의 인물과 풍경은 이 모든 이질적인 계기들이 중첩된 구조로서 나타나 있다. 곽승용은 자신의 초상화 연작에다가 <관찰, 기억, 상상 그리고 우연>이라고 명명한다. 이는 그대로 이 일련의 그림들이 생산되는 과정을 말해준다. 그에게 있어서 초상이란 관찰한 바의 객관적인 기록이며, 기억을 재구성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 대상이 불러일으키는 상상과 우연한 계기들이 개입된다. 이 과정이 순차적이거나 체계적이기보다는 상호 내포적이고 상호 연속적이어서 각 계기들을 구분할 수는 없다. 이렇게 초상은 주체화되과, 자기화되고, 내재화된다. 자기와 무관하게 한낱 대상 혹은 소재에 머물러 있었을 초상이 마치 거울처럼 자기 내면을 비춰주는 자기 초상, 자기 반성적인 계기로써 전이되는 자화상을 그린 것이다. 작가는 캔버스에 먼저 아크릴로 그림을 그린 다음, 표면효과르 위해 그 위에다가 유화로 덧그리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초상의 내면화의 경향성을 강화하게 된다. 이러한 이질적인 매체와 방법의 혼용은 작가의 작업에 있어서 일반적 현상인데, 이는 밀도감과 함께 물질성을 강화시켜주고 있다. 더불어 이는 감각의 포면으로는 잘 드러나 보이지 않는 인간 내면의 초상을 불러내기 위한 장치로서 기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