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금호미술관

전시안내

주도양 개인전

금호미술관 3층 부분에서 전체로, 전체에서 부분으로…… 오는 11월 23일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12월 3일까지 주도양의 사진전(Development Figure)이 열린다. 그는 동국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다. 작가는 원근법적인 시각과 인간이 인지하는 시지각의 관계의 차이를 보여주는 드로잉과 사진작업을 병행해왔다. 미술 전공자가 사진으로 작업을 하여 전시를 연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지만, 현대미술에서 시각매체로서의 사진의 가능성과 회화 전공자의 독특한 상상의 세계를 그려낸 그의 집요한 탐구와 실험정신이 눈여겨볼 만하다. 그의 작업은 부분을 통하여 전체를 만들어내고, 다시 관람객들로 하여금 전체를 통하여 부분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렌즈(구멍으로 들어오는 빛)로 만들어진 시각이미지를 통하여 세상을 바라본다. 이는 한 눈으로 보는 외눈박이 세상이다. 이 시각 이미지들은 우리가 과거에 생각했던 현실의 정직한 묘사일까? 오랫동안 사람의 손이 미치지 못할 만큼 생생하고 사실적이라고 여겨왔던 사진이 실은 우리의 시야를 흐리게 하고 세상을 선명하게 바라보는 우리의 능력을 감퇴시킨 것은 아닐까?” 우리는 TV나 영화, 연극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면을 상상하기 힘들다. 우리 눈에 들어오는 이미지나 연출자가 의도하는 시점 밖으로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그 영상을 만들기 위한 장치들과 배경 때문에 엉뚱한 광경으로 느껴질 것이다. 카메라는 전체의 공간을 모두 수렴하지 못한다. 촬영자의 시선에 따라 보여질 뿐이다. 주도양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촬영자의 앞면, 뒷면, 좌측면, 우측면, 윗면, 아랫면과 같은 식으로 여러 장의 사진들을 이어 붙여 평면의 한 공간에 보여주는 사진이다. 따라서 우리가 한 순간에 인식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 한 번에 보여주는 재미가 있다. 작가는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한 이유를 풀과 가위를 이용하여 사진을 잇는 것보다 디지털 작업을 통하여 보다 매끄럽게 화면을 이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우리가 상상으로만 생각했던 일들을 디지털기술을 통해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로 만들어낸다. 평면의 사진에서 유쾌하게 벌어지는 이미지의 초현실적인 왜곡들에서 회화적인 감수성이 엿보인다. 또한 그의 영상작업은 사진의 사실성에 기인한 사실 이미지이다. 관객들은 액자에 담긴 사진을 눈으로 관람하는 것 이외에 직접 마우스를 조작하면서 잠자리가 겹눈으로 보듯이 영상 이미지를 체험할 수 있다. 마치 관객 자신이 작가가 되어 촬영현장에 실제로 있는 듯한 가상현실을 느껴보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작가가 말하는 ‘진짜처럼 보이는 효과(panorama)'를 유감없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