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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전시안내

김성복 개인전

금호미술관 1층 작가의 그림은 자연이 내재한 생명의 비밀을 드러내는 것에서 절정에 이른다. 그 생명의 비밀은 한 쌍을 이룬 잠자리, 나비, 무당벌레, 학으로 나타난다. 한 쌍이 존재를 이룬다는 것은 음과 양의 양극을 자기 속에 불러들인 우주적 원리인 것이며, 조화에 뿌리를 둔 자연의 섭리인 것이며, 암ㅅ의 합일에 바탕을 둔 생명의 비밀인 것이다. 이런 우주적 원리와 자연의 섭리, 그리고 생명의 비밀을 작가는 특히 민화(民畵)를 그린 선조 화가들로부터 이어받고 있다. 또한 도라지꽃, 기린초, 메꽃, 범부채, 원추리, 마타리, 엉겅퀴, 민들레, 여뀌, 산부투, 참개별꽃, 수선화 등 익히 아는 것에서부터 그 이름조차 생소한 것에 이르는 여러 들풀과 들꽃들이 마치 식물도감을 보듯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이런 눈앞의 풍경을 실사(實寫)한 듯한 생생한 묘사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그림은 실상 기억 속에 잠재된 자연의 개개의 인상을 자신의 심상에 반추해서 새로이 조율해낸 것이다. 화가는 자신의 눈앞에 전개된 지평 중에서 그 일부를 자신의 머리 속에 불러들여 관념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며, 화면이라는 한정된 경계 내에서만 그 존재의미를 갖는 세계를 구축해낸다. 그러므로 화가가 그린 자연은 관념화된 자연이다. 이는 풍경이 인간의 시지각의 습성으로 조직된 풍경인 것이며, 자연 자체가 아닌 자연을 명명하고 정의하는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과 같다. 이런 관념화된 풍경화를 통해서 작가는 조화하는 자연의 섭리를, 더불어 사는 생명(삶)의 비밀을 표출해내고 있다 -고총환(미술비평)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