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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전시안내

강유진 전 - 금호영아티스트

금호미술관 지하1층 회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재현' 일 뿐만 아니라, 화가의 '표현' 인 동시에 그가 접근하게 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과 창조적인 힘의 세계이다.” 나에게 ‘그림' 이라는 것은 마치 '행복' 이나 '사랑' 이라는 단어처럼 애매모호하고 복잡다단하면서 그 실체가 불분명한 사물이다. 우리는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만족스러운 상태를 '행복' 이라 부르고 있지만 그 기준이 매우 주관적이고 개별적이어서 그것을 가늠하기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저마다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마음에 그리며 추구하는 이상향이 있지만 그것은 개인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한 개인 안에서 조차도 시간이 흐르면서 그 상은 조금씩 변화한다. 행복이나 사랑 같이 추상적인 개념은 연기, 불꽃, 구름같이 무형적인 물질처럼 그 안에 둘러 싸여져 있을 경우에는 식별하기 어렵고 추상적 형태와 색으로 보이지만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보게 될 경우에는 그 형태와 색깔이 구체적인 형상을 지닌다. 그림도 마찬가지로 그 표면과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거리에 따라 여러 가치를 창출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깊이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표면에 남겨진 흔적을 보고 지나치기도 하고 빠져들기도 한다. 그 흔적은 그 자체 물감 덩어리이기도 하고 어떤 것을 연상하게 하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그림은 거실의 벽을 장식하기도 하고 화랑에 전시되어 고가의 상품으로 판매되기도 하고 거리의 광고판이나 인쇄물로 복제되기도 하고 포트폴리오 속에 혹은 창고 안에 틀어 박혀있으면서 일련의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같은 그림이 어떤 이에게는 그저 모호한 시각적 소음일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독특한 복잡성과 풍부한 기술을 산출해내는 열린 영역으로 간주 될 수도 있다. 그림은 물감 덩어리가 얹혀진 비교적 납작한 구조물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상징적인 소통의 장이 되어 회화의 역사를 이끌어 갈 수도 있다. 이번에 전시될 나의 그림들은 눈에 보이는 세계의 재현일 뿐 아니라, 나의 손이 움직인 흔적이면서 표현이다. 나는 이번 전시에서 양면적인 그림의 성격을 '그림' 을 통해서 드러내 보고자 하였다. 추상적 요소/구상적 요소, 2차원의 패턴/3차원적 공간, 우연/의도, 세부/전체, 뜨거움/차가움, 불편함/안락함, 이상/현실, 습함/건조함, 곡선/직선 등의 대립 항들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조화롭게 섞여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서로 교차하기도 하고 중첩되기도 하고 병치되기도 한다. 그림들이 양립할 수 없는 두 요소 사이에 위치하길 바랬다. 환영과 물질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림의 속성이 현실과 이상을 넘나들며 희로애락을 경험하는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머릿속에 그려놓은 '행복'의 그림은 사람들을 허상을 쫓는 우매한 존재로 만들기도 하고 현재의 순간을 놓치게 하는 함정 같기도 하다. 그림 속의 환영이 보는 이의 눈을 속이고 있음직하게, 그럴듯하게 꾸미는 것처럼 말이다. 그림이 주는 자극이나 기쁨은 변화하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같은 무게를 지닌 두 가지 사이에서의 긴장감은 한쪽으로 기울기를 끊임없이 갈망한다. 강 유 진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