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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06-01-01 ~ 200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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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소 :
1F~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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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이진혁
차에 앉아 턱턱 막히는 도로위에 있다. 무수히 많은 차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곳에 있는가? 길이다 말하는 이곳에 우리는 쓰레기가 되어가는 현대 문명의 산물들(자동차)을 무차별 적으로 생산하고 이미 도로라 말하기 힘든 이곳에 쏟아내고 있다.
저 많은 것들의 의미들이 퇴색 되어 버린 채 세상 속에서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수없이 많은 인위적 사물들 중에서 특히 자동차를 호기심어린 눈으로 보곤 한다. 의도하지 않으려 해도 의의화된 시선으로 그것들을 바라보며 나름의 재해석의 과정을 통해 작업의 모티브로 삼는다.
얼굴처럼 생긴 자동차의 본넷 구조, 발로 비교할 수 있는 바퀴, 타고 있는 사람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보고 있으면 한 마리 살아있는 생물 같다는 생각이 들며 그것을 통해 인간의 질주본능의 원초적 감성 즉 삶에 대한 애착, 열정을 느끼곤 한다.
사용하는 재료(장지, 먹, 꺽은 나뭇가지)의 특성을 선의 표현으로 함축시켜 길에서 접할 수 이는 여러 형상들을 단순화시켜 화면 가득히 나열하듯 그린다.
뿐만 아니라 빼곡히 들어서이는 자동차들 사이로 표지판 혹은 이정표, 중앙분리대, 신호등 등의 형상들을 표현했는데 이는 사회적 규범, 규제들의 뜻으로서 많은 이들이 같은 시간대에 같은 공간을 영유하는데 있어서의 필요불가분한 약속들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려 한 것이다.
한국화의 기본재료인 장지와 먹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런 간략한 재료는 그림에서의 의미전달이 보다 명확하다는 생각에서 이다.
다양한 채색과 혼합재료의 사용으로 의미의 퇴색이 생길 수 있다는 주관적인 견해와 화면에서의 선이 가지는 명료함이 좋기 때문이다. 허나 그렇다고해서 현재의 견해만으로 스스로의 작품세계를 한정짓기 보다는 앞으로의 작품활동에서는 여러 영역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