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금호미술관

전시안내

여가

금호미술관이 선정한 금호영아티스트 8번째 전시는 작가 박진아가 2004년 초부터 진행해온 프로젝트인 ‘로모그라피 시리즈(Lomography Series)'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의 시리즈 작업은 Lomo라는 회사의 ‘actionsampler'라는 일종의 장난감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그림으로 옮긴 일련의 회화작업들이다. 이 회화들은 특정한 형식적 특징으로 묶여지며, 전시의 전체 주제는 'Leisure-여가‘이다. 작가가 기꺼이 받아들인 카메라의 제약에 의해 대부분의 그림에는 날이 맑은 날 야외풍경과 어떤 단순한 동작을 하고 있는 인물이 그려진다. 여기에서 보여지는 장면은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는 스펙터클한 장면은 아니며, 무엇을 생산하는 ‘노동'의 장면도 아닌, 무의미하게 지나가게 되는 여유시간에 벌어지는 미미한 장면들이다. 실제로 포착되는 순간은 1초 정도로, 관객들은 갑자기 시간의 흐름이 느슨해진 듯한 연속장면들을 통해 제도화되지 않은 한가로운 일상의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들을 주시하게 된다. ▶ 작품설명 -로모그라피 시리즈 (Lomography Series) : 이 시리즈의 그림들은 한 화면이 사등분으로 나누어지며, 짧은 순간의 동작과 구도의 변화를 네 번의 연속장면-sequence에 나누어 보여준다. 특징적인 기성품 카메라를 상당히 직접적으로 이용하므로 카메라의 특성이 그림의 형식과 주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 사진찍히는 이미지의 구도와 포착되는 장면은 매우 우연성에 기대며 이 우연성은 카메라의 로우텍(low-technology)에 의해 더욱 강조된다. 작가가 이 형식을 채택한 이유는 화면분할에 의해 하나의 소재가 시선의 원근법적 집중을 받지 않고도 주요 소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2004년 이전의 그림에서 다루어졌던 단편적이고 비서사적인 내러티브는, 로모그라피 시리즈에서는 분할된 화면에 그려진 순간의 변화를 나타내는-예를 들어, 인물이 팔을 조금 들어올리거나 입을 움직여 음식을 씹거나 하는 동작- 훨씬 물리적이고 일차적인 것이 된다. 또한 네 개의 연속장면-sequence를 한 화면에 그리게 되면서 불가피하게 네 이미지 사이의 시각적인 그리고 회화적 처리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렇게 카메라가 갖고 있는 특성을 이용하여 짧은 내러티브에 대한 관심을 효과적으로 탐구하고, 중앙 집중성을 피하면서도 미학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회화적 가능성을 실험해 볼 수 있다. 이 시리즈의 그림이 모두 네 화면으로 나눠지는 것은 아니다. 그림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바에 충분하다면 두 개의 화면만이 그려지고, 경우에 따라서 전통적인 한 화면의 회화로 돌아오기도 한다. ▶ 출품작품 : 유화 및 아크릴 회화 약 2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