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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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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아 개인전

최근의 작업을 통해 이윤아는 혼합매체의 수용에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그가 주로 다루는 매체는 물온 도자이긴 하지만, 아크릴이나 금속 그리고 빛등의 매체를 함꼐 사용하고 설치미술의 기법을 채택함으로써 확장된 의지의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이번의 개인전에서도 이윤아는 좀 더 과감한 시도로 자신의 생각들을 소통쇼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약간은 추상적이면서 유기적인 형태의 우니트틀을 직접하여 미니멀한 조형으로 황성시키는 한편 빛이라는 매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작품의 분위기를 다채롭게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도예에서 빛의 사용이 이윤아만의 독자적인 테크닉은 아니다. 현대미술에서 빛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있느 만큼 도예에서도 빛은 하나의 광원으로 채택되어 도자의 질료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윤아가 사용하는 빛은 광원으로서의 역할을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작품 전체를 구성하는 꼬 다른 질려가 되어 있다. 왜냐하면 이윤아는 무미건조하거나 마지 못해 만들어진 형태가 아닌 하나하나에 움직임과 표정이 있는 유니트에 생명감을 불어 넣기 위한 수단, 즉 신성성의 의미로 빛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 Supernatural/02 에 사용된 유니트들은 얇은 꿏잎과 같은 형태지만 표면에는 미묘한 주름이 있다. 각각의 유니트를 놓고 보자면 그 주름들은 묘사 또는 장식적 기교로 밖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유니트들이 꽂혀있는 아크릴 조형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받게 되면 그 주름들은 각각의 음영을 가지면서 생동하는 표면을 가진 유기체와 같이 살아 숨쉬게 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은 내부의 빛과 그것을 깊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외부로부터의 빛이다. 이윤아는 스스로 빛을 발하는 조형물을 내세움과 동시에 외부로부터 부분적인 빛을 더 함으로써 빛의 변화에 따른 질료의 물성을 극대화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 Supernatural/01에서는 빛과 질료와의 관계 및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들이 좀 더 다른 각도에서 모색되고 있다. 비슷하지만 각기 다른 움직임을 가진 입체적 불가사리와 같은 유니트들은 작품1과는 달리 중앙의 아크릴 조형물에 부유하는 듯 뒤 덮여 있다. 길이와 휨이 다른 유기적 이미지의 유니트들은 입체적이기 때문에 더욱 복잡하다. 또한 복잡하기 때문에 그것의 변화는 예측이 어렵다. 마치 한 자루의 연필이 다 닳을때까지 연장되는 선과 같이, 이 유니트들은 결개이지만 끝없이 연결되어 거대한 일루젼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내부와 외부로부터의 빛에 의해 변태되고 있다. 내부로부터의 빛이 강하면 그것들은 확산의 에너지를 가지게 되고 외부로부터의 빛이 강하면 기묘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유니트들이 밀접한 곳과 그렇지 않은 부분들에서의 빛의 작용은 더욱 효과적으로 나타난다. 이와같은 작품들을 통해 이윤아가 제시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을까? 그것은 즉발적으로 느껴지는 추상적 아름다움 또는 테크놀로지에 의한 경이로움이 아니라 도자, 즉 흙이 가진 원초성과 그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빛의 신성성에 대한 사유의 깊이일 것이다. 다시 말해 이윤아는 장대한 스케일과 설치미술적 기법의 결과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두 캐체가 가지고 있는 미적 숭고의 실천을 담담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